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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온천 리뷰

진짜 로컬만 찾는 유성온천지구 맛집 리스트 공개

유성온천지구가 발전했던 시기는 90년대다. 정확히는 94년, 관광특구 지정이 기점이다. 지금은 놀랄 일이지만 그당시엔 밤 12시가 넘으면 유흥 업소는 문을 닫아야 했다. 신데렐라의 낭만이 없던 시절이다. 이제 가 볼 시간이에요. 아. 저도요. 12시가 넘으면 무도회가 문을 닫아서요. 유흥 업소는 나이트클럽 뿐 아니라 음식점과 다방도 포함이었다. 90년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시기다. 다른 곳은 다 문을 닫아도 유성온천지구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였다. 밤새 불이 켜져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밤 12시가 되면 대전으로 넘어와 놀기도 했다. 그런 시기는 이제 지났지만 그럼에도 그 당시 분위기를 기억하며 지금도 장사하는 오래된 맛집들이 있다. 살아남았다는 것은 강하다는 것. 그 맛도 기본에 벗어나지 않는, 어디서 온 손님이던 맛있게 먹고 갈 수 있는 곳들일 것이다.

전주복집

유성온천지구 근처엔 복집이 여럿있다. 유성복집, 황산옥, 남도복국 등이다. 그중에도 오래된 곳을 찾자면 전주복집이다. 간판엔 ‘1961년’라 썼다. 3대째 이어서 운영 중이다. 근처 경하온천호텔에서 사우나를 즐기고 찾기 좋다. 복지리탕이 또 숙취해소에도 좋고 시원하게 땀을 빼고 먹기에도 그만이다. 국물은 시원하고 깔끔하다. 전주복집이라 하면 대흥동에 있는 유명한 전주복집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렇다. 원래 대흥동에서 운영하다 그곳은 세를 주고 이곳에 자리 잡은지도 10년을 훌쩍 넘었다. 로컬 주민들도 사우나 또는 오랜만에 만난 친한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기 좋은 곳으로 뽑는다.

주소 : 대전 유성구 온천로101번길 10 경재빌딩 2층

복해장국 1만 원.

 

 
 
 
 

온천돌구이

유성호텔은 90년대 신혼부부가 여행와서 묶던 곳이기도 하다. 국내 여행도 마음 먹고 해야 했던 90년대. 신혼여행지는 서울, 대전, 경주, 부산 등이었다. 대전은 유성온천을 찾았고 잠은 유성호텔에서 잤다. 온천돌구이는 그 북적한 90년대에 문을 연 곳이다. 관광특구 혜택을 톡톡히 누리며 새벽 2시까지 장사를 했다. 그당시 고기집이 그렇듯 불판이 독특하다. 정말 돌로 만든 불판에 고기를 굽는다. 고기는 대패삼겹살만 판다. 대패삼겹은 냉동 보관하기에 뜨거운 불판이 식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판이 식으면 고기에서 물이 나오고 그 물은 고기를 굽는것이 아니라 삶는 형식으로 만들기 때문. 그런 면에서 돌판은 고기 굽는데 든든하다. 고기는 튀겨지든 구워지고 고기 기름이 남은 돌판에 밥을 볶아 먹으면 그만이다. 앉아 고기를 굽고 있으면 유성온천을 여행하러 온 느낌이 물신 난다. 좁은 골목을 두고 옹기종기 모인 가게들 속에 고기 냄새를 맡으며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것으로 즐겁다.

주소 : 대전 유성구 계룡로59번길 15

삼겹살 : 1만 8천 원 / 주물럭 : 1만 6천 원

 


 

 

아리랑순대

혼자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싶을 땐 국밥집을 찾는다. 한 끼 식사로 부실하지 않게 밥을 먹을 수 있으며 적당히 자유로운 소음이 있는 국밥집 말이다. 아리랑순대는 대전 전통 순대를 맛볼 수 있다. 대전 순대 특징은 야채순대로 순대 안에 다양한 야채가 들어간다는 점이다. 순대는 직접 만든다. 잡내가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선지를 신선한 것을 쓰고 순대를 찌는 내공이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직접 순대를 삶는 곳은 꼭 순대간을 밑반찬으로 준다. 간은 퍽퍽하지 않고 달다. 신선하다. 순대는 애초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순대국밥을 한 끼 먹고 나면 홀로 간편히 즐기고자 했던 국밥집이지만 생각지 못한 꽤나 큰 성대를 받고 가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국밥집과 다르게 브레이크타임이 있다. 15시부터 17시까지다. 제대로 대접 받을 준비하라는 느낌이다.

주소 : 대전 유성구 계룡로74번길 15

순대국밥 : 9천 원.

 
 

청주해장국

이름은 청주지만 유성이 본점이다. 청주에서 식당을 시작했고 대전으로 옮겨온지도 50년이 넘었다. 오래된 가게를 따질 때 뺄 수 없는 이유다. 원래는 인동에서 장사를 하다 지금 공간 건너편에서 장사를 했다는 소소한 이야기거리도 들을 수 있다.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오래 끊인 국물의 힘이 느껴진다. 끝맛은 깔끔하고 여운이 남는다. 모든 국에는 다진마늘을 한 웅큼씩 올려 나온다. 누가 그랬던가. 한식에서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마늘을 더 넣으라고. 그런 면에서 참 기본기에 튼실하다 느낀다.

청주해장국집 바로 앞은 유성온천 족욕장이다. 족욕을 하고 먹어도 좋고 먹고 족욕을 해도 좋다. 뭐가 먼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즐거운 것 두개가 있을 때 뭐부터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것도 나름의 즐거움이다.

주소 : 대전 유성구 온천로 63

소고기해장국 : 9천 9백 원